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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 : 이어령의 첫 번째 영성문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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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 : 이어령의 첫 번째 영성문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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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보 이어령 지음 | 포이에마 | 2014년 10월 08일 출간 | 360쪽
ISBN 9788997760909
출간일 2014-10-08
사이즈 149×225×30mm
원산지 국내
배송비 3,000원 (50,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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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영성의 세계, 신앙의 세계, 신의 세계를 문학 작품으로 만나다!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는 2013년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라는 제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강의한 내용을 다듬고 보완해 엮은 책이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강연이기 때문에 살가운 표현과 비근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였다. 문학평론가이자 언론인, 에세이스트, 시인, 소설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저자 이어령은 이 책에서 근본주의로 흐르기 쉽거나 그와 반대로 신비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는 영성의 문제를 문학적 시각에서 참신하게 풀어내어 이어령만이 할 수 있는 문학과 영성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서는 죄인들을 위한 파 뿌리의 잔치가 열린 《카라마조프 형제들》, 도시인의 내면 풍경과 생명 찾기를 그린 《말테의 수기》, 집을 떠난 사람만이 돌아올 수 있는 《탕자, 돌아오다》, 사랑이냐 혁명이냐를 그린 《레미제라블》, 그리고 생명을 노래한 《파이 이야기》등 다섯 문학 작품 속 영성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영성은 육중한 교회의 예배당의 제단이나 순백의 성의 속에 있지 않고 범속한 일상 속에 있다고 한다. 따라서 신화나 전설과는 달리 범속한 인간 세계의 민낯, 비루하고 깨어진 인간의 조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야말로 진통과 피가 묻어나는 영성과 상통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 소개


저자 이어령


저자 이어령은 문학평론가. 1934년 충남 온양에서 5남 2녀 중 막내로 출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고, 단국대학교에서 〈공간기호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55년, 문리대학보에 〈이상론李箱論〉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고, 1956년 스물셋의 나이에 한국일보에 발표한 〈우상의 파괴〉로 평론계에 등단한다. 〈현대시의 환위Umgebung와 환계Umwelt〉, 〈비유법 논고〉로 〈문학예술〉지의 추천을 받아 정식 등단했고, 평론집 《저항의 문학》을 펴내며 저항문학의 기수로 활약한다. 하지만 곧 문학의 이항대립적 한계를 느끼고 참여문학에서의 ‘신비평(뉴 크리티시즘)’ 쪽으로 방법론을 확장한다. 경기고 국어교사를 거쳐, 1960년 4·19 이후 스물일곱의 나이에 서울신문 논설위원이 되었고, 한국일보, 경향신문, 중앙일보, 조선일보 논설위원으로 칼럼을 썼다. 1972년 〈문학사상〉을 창간해 1985년까지 편집주간으로 일하며 계파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기획으로 잡지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화여대 교수(1966-1989), 초대 문화부장관(1990-1991)을 지냈고,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기획·연출,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2002년 월드컵조직위원회 식전문화 및 관광협의회 공동의장,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국가적 이벤트를 담당했다. 지금은 중앙일보 상임고문과 한중일비교문화연구소 이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저항의 문학》, 《지성의 오솔길》,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소설 《장군의 수염》, 《환각의 다리》, 《축소 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젊음의 탄생》, 《생각》, 《지성에서 영성으로》,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생명이 자본이다》, 《지성과 영성의 만남》(공저), 〈이어령 전집〉(전 20권), 〈이어령 라이브러리〉(전 30권)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 카라마조프 형제들 _죄인들을 위한 잔치
2. 말테의 수기 _도시인의 내면 풍경과 생명 찾기
3. 탕자, 돌아오다 _집을 떠난 사람만이 돌아올 수 있다
4. 레미제라블 _혁명이냐 사랑이냐
5. 파이 이야기 _생명이란 이토록 기막힌 것

책 속으로

“오후 다섯 시의 그림자five o’clock shadow”라는 말을 아십니까.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아침에 수염을 깎고 직장으로 나갑니다. 어제 하던 일과 똑같은 업무를 반복하고 백 번이나 천 번이나 앉았다 일어서는 그 의자 위에서 세상일을 바라봅니다. 그러나 퇴근 시간 오후 다섯 시가 되면 아침에 깎았던 수염이 자라 그 까칠한 자국에 엷은 그림자가 집니다. 그것이 도시인들이 겪는 하루의 변화입니다. 모험도 열정도 아무런 기적도 아닌 하루의 이야기 속에 드리운 그림자일 것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소설은 오후 다섯 시의 그림자 속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의 긴 항해와도 같은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 끝에서 인간의 힘으로는 보지 못한 영성의 세계를 찾게 됩니다. 대체로 소설은 오후 다섯 시의 그림자 속에서 자라고 진화합니다. _7쪽

이 책에서 다루는 다섯 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영성의 세계, 신앙의 세계, 신의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문학작품 자체는 하나님도 영성도 아니지만, 이것을 통해 볼 수는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가 어느 복도를 지나는데 문 안쪽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다란 홀에서 가나의 결혼식 같은 잔치가 벌어진 것이지요. 초대받지 못한 나는 거기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그런데 초대받은 누군가가 와서 들어가려고 약간 문을 엽니다. 그때 갑작스레 흥겨운 음악 소리와 춤을 추는 모습, 맛있는 음식 냄새와 화려한 빛깔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짧은 순간에 문 밖으로 쏟아져 나옵니다. 바깥에 있는 사람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결혼 잔치의 장면을 몇 초 안 되는 사이에 살짝 볼 수 있다는 말이지요. 그것이 시이고, 문학이고, 이 다섯 편의 소설입니다. _10쪽

그러니까 오늘 《말테의 수기》를 읽는 것은, 그저 문학작품을 읽으라는 게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서 굳은살이 박여 아무리 만져도 느껴지지 않는 그 생명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손을 통해서 긁어보자는 것이지요. 릴케의 손톱으로 피가 나도록 긁어보자는 거예요. 그러면 그 굳은살 속에 말랑말랑하고 아주 여린 여러분들의 생명이 숨겨져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눈물 없이 그 생명을 만나지 못합니다. 왜요? 그 생명은 오래가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돌멩이는 오래가도,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고 아끼고 사랑하는 생명은 절대로 오래가지 않습니다. 내일 사라질지도 모른단 말이죠. _108쪽

얼마 오래 살지도 못하는데, 생을 정말 사랑하지 못한 사람이 어떻게 영생을 구할 수 있습니까? 생이 지겹고 죄스러운 사람이 또 무슨 생을 살아요? 생이 빛나고 아름답고,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지극히 아름답기 때문에 더 살고 싶고 영생을 얻고 싶은 것이지, 요즘처럼 살래도 살기 싫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삶을 부활해서 또 살아요? 그러니까 교회에서든 어디서든 생이 얼마나 멋지고 빛나는 것인지를 알려주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데 미치도록 해야 합니다. _199쪽  

출판사 서평

평생 문학을 사랑하고 공부해온 이어령이
다섯 편의 소설에서 찾은 인생의 길, 생명의 길

그간 한국 문화론과 문명사적 담론을 두루 주유하고서,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을 넘어 이제 생명자본주의를 천착하고 있는 이어령이 다시금 문학 작품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부터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그리고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까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소설 5편을 이어령의 안내로 읽는다. 한겨울 사랑방에서 두런두런 나누는 정담처럼, 명작이라는 따뜻한 촛불 주위에 둘러 앉아 담소하듯 들려주는 문학, 그리고 영성 이야기!

출판사 리뷰

이어령 선생이 기독교에 입문한 지 6년이 넘었다. 그동안 ‘지성인이 종교를 갖게 되면 글쓰기에 어떤 변화가 올까’ 하고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40만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지성에서 영성으로》 이후 《빵만으로는 살 수 없다》, 《우물을 파는 사람》 등 종교적 비평과 에세이를 낸 그는 양화진문화원에서 이재철 목사와 3년 동안 ‘지성’과 ‘영성’의 대화를 가졌고, 그중 일부가 책으로 출간되어 기독교계만이 아니라 청년?학생층과 지식인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이어령 선생 단독으로 진행한 연속강연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가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다시금 독자를 찾아간다. 이미 저자는 기독교에 입문하기 전부터 대학원에서 성서를 기호학으로 분석하는 강의를 열기도 한 바 있었다. 근본주의로 흐르기 쉽거나 그와 반대로 신비주의에 빠질 우려가 있는 영성의 문제를 문학적 시각에서 참신하게 풀어낸 이 글들은 종교를 모르는 젊은이들에게도, 원로의 성직자에게도 다 같이 큰 감동을 줄 것이다. 만지는 것마다 금으로 바꾸는 미다스의 손처럼, 손길 닿는 텍스트마다 시로 바꾸고 창조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저자만의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학에 대한 고지식할 정도의 열정과 애정을 품은,
오직 이어령만이 할 수 있는 문학과 영성 이야기


이어령은 문학평론가, 대학교수, 언론인, 에세이스트, 시인, 소설가, 일본문화연구가, 문화기획자, 초대문화부 장관 등 다양한 직함을 가졌다. 그가 팔십 평생 이처럼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창조에 대한 특유의 열정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오랜 세월 끊임없는 호기심으로 왕성하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준 원천은 바로 문학이었다. 어머니 품에 안겨 《암굴왕》에서 《천로역정》을 읽어주시던 목소리를 듣던 어린 시절, 그리고 대학생 형들이 읽던 일본어판 문학전집을 한 권 한 권 독파하던 소년 시절 이래로 그의 삶의 길은 늘 문학을 향해 있었다. 어느 원로 소설가의 지적처럼 “지금도 문학에 대해서 소년이나 청년 같은 열정을 간직한 것 같은” 이어령의 본령은 바로 문학적 상상력인 것이다.
그간 한국 문화론과 문명사적 담론을 두루 주유하고서, 지성과 영성의 문지방을 넘어 이제 생명 자본주의를 천착하고 있는 그가 다시금 문학 작품을 들고 독자를 찾아왔다. 기독교인은 물론 삶의 길을 찾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 강의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 강의는 대학 강의실의 엄숙한 그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명작이라는 따뜻한 촛불 주위에 둘러 앉아 두런두런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정담에 가깝다.
이 책은 2013년, 양화진문화원에서 저자가 ‘소설로 찾는 영성순례’라는 제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강의한 내용을 다듬고 보완하여 펴낸 것이다. 문학 전공자들이 아니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강연인 까닭에 어려운 전문 용어를 사용하거나 이론을 소개하는 것은 지양하고, 살가운 표현과 비근한 예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 대한 ‘정보’를 주기보다는 각각의 작품을 오늘 우리의 현실에서 어떻게 읽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펴면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려 했다.
이 책에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에서부터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그리고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까지,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는 소설 5편을 이어령의 안내로 읽는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유명한 ‘대심문관’ 편을 중심으로 살피면서 높이도 타락도 없는 피상적인 세계의 극복과 구원을 이야기하고, 《말테의 수기》에서는 저자가 사랑하는 대목을 리투아니아 화가 벤 샨의 그림과 함께 보면서 생명과 죽음이 쌍둥이처럼 자라고 있는 도시인의 불안한 영혼을 투시해본다. 〈탕자, 돌아오다〉에서는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가면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가야 하는 역설 위에 놓인 탕자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레미제라블》과 《파이 이야기》는 최근 상영된 영화 이야기를 곁들여서 혁명과 사랑, 그리고 생명에 관한 풍성한 이야기의 성찬을 차려놓는다. 엄밀한 기획이나 체계 없이 나누는 이야기들이지만 노 비평가의 박식함과 달변의 수사, 그리고 통찰이 비어져나온다. 때로는 교회에서 통용되는 명제들을 의심에 부치고 상투적인 교훈들을 전복하는 이야기도 과감하게 제시하는데, 이를 통해 판에 박힌 이야기의 반복이 아닌, 숨어 있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도 이 강의에 함께하는 이들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이어령이 사랑한 작품들, 그가 작품을 읽는 법

이 책은 평생을 문학도로 살아온 저자가 처음 공개하는, ‘편애하는 작품들의 리스트’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에 애정이 묻어 있고, 이따금 저자 자신의 사연이 담기기도 한다. 일테면 《말테의 수기》는 저자가 ‘내 인생의 한 권의 책’으로 꼽는 작품으로, 젊은 시절의 작가는 세상 사람들을 《말테의 수기》를 아는 인간과 모르는 인간, 둘로 구분하기도 했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은 유일하게 세 번 읽은 소설인데, 읽을 당시의 개인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관심 가는 인물도 드미트리에게서 이반에게로, 이반에게서 알료샤에게로 옮겨 갔다. 《레미제라블》을 처음 읽을 때는 솔직히 작품 첫머리의 미리엘 주교 이야기는 건너뛰고 읽었다면서, 미리엘 주교라는 모델을 통해 제시된 사랑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당시의 독서는 사실상 실패했던 것이라고 담담하게 고백하기도 한다. 작품에 대한 이러한 각별한 마음, 따뜻한 해설은 읽는 이들에게 원작을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말테의 수기》는 같은 테마가 되풀이되면서 점점 깊어집니다. 그러니까 정말 바쁜 분들은 끝까지 읽으려고 애쓸 필요 없습니다. 어디 릴케가 독자들이 이걸 다 읽으라고 썼겠어요? 작가들이 쓰다 보면 원고료 때문에 더 길게 쓰기도 합니다. (웃음) 릴케는 시인인데, 이 정도의 시를 썼다고 해보세요. 그 시를 어떻게 다 읽겠어요? 《말테의 수기》는 말이 산문이지, 아무런 스토리도 없는 시입니다. 그런데 작정하고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훈련된 독자들은 좋은 대목에 끌려서 끌려서 읽다 보면 마지막 탕자 이야기까지 다 읽게 될 거예요.” _110쪽

반가운 것은 이들 작품을 읽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한 ‘이어령의 독서법’도 이따금 노출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말테의 수기》의 경우, 인물과 사건이라는 요소가 있는 통상의 소설을 기대하면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쌍생아처럼 함께 있는 생명과 죽음, 분주한 대도시 파리의 거리를 떠도는 불안의 냄새와 같은 몇 가지 테마가 작품을 관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이 테마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반복되면서 변주되는 것을 발견하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작품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도 없는데, 그저 자신에게 좋은 대목을 발견하고 감동을 얻는 것으로 족하다. 《카라마조프 형제들》 역시 백미인 〈찬반론〉과 그 속의 〈대심문관〉편, 그리고 파 뿌리 이야기만을 읽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메마른 거리, 범속한 일상에서 영성을 찾다

“영성이라고 하면 누구나 신비한 것을 생각합니다. 범속한 이야기가 아닌 환상, 신화나 전설 같은 옛날이야기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더욱이 우리가 살고 있는 합리주의 세계, 과학이 지배하는 문명 안에서는 이성은 있어도 영성은 찾기 힘듭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 앞에 나타나는 영성의 체험은 스테인드글라스의 성당 안, 혹은 미술관의 전시실이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산문적인 소설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옛날 성자들이 꽃밭이 아니라 사막에서 영성을 얻을 수 있었다면 오늘의 사막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바로 저 소설의 무대인 도시의 아스팔트 거리일 것입니다.” _6-7쪽

이 ‘영성순례’가 다름 아닌 소설을 통과하여 가는 까닭은 무엇인가? 저자가 생각하는 영성은 육중한 교회 예배당의 제단이나 순백의 성의聖衣 속에 있지 않고 범속한 일상 속에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저자는 영성이란 늪 같은 현실에서 피어나는 것, 그늘 없이는 자랄 수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옛날 사막에 기거하며 영성을 구한 사막 교부들처럼, 오늘의 구도자들은 도시의 메마른 거리를 헤맨다. 그리고 신화나 전설과는 달리 범속한 인간 세계의 민낯, 비루하고 깨어진 인간의 조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이야말로 진통과 피가 묻어나는 영성의 언어와 상통한다. 그 절실한 인간의 조건을 그대로 껴안은 채로 한계를 뛰어넘는 것을 우리는 소설 속에서 발견한다. 마치 ‘사형장에 끌려가는 길에 도스토옙스키가 바라본 일상의 거리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듯, 우리는 이 작품들 속에서 죽음을 체험하고 일상적 생과 단절해볼 수 있으며, 초월을 위한 하나의 디딤돌을 이 고통의 언어 속에서 얻을 수 있다’(12-13쪽)는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5편의 작품이 하나같이 이러한 처절한 실존과 극한의 상황에 내던져진 인간의 모습을 다룬다. 《레미제라블》은 제목 그대로 불쌍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카라마조프 형제들》에는 아버지와 아들이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막장 드라마에 다름 아니다. 〈탕자, 돌아오다〉는 시디신 야생 석류조차 달게 느껴지게 하는 갈증을 찾아 집을 떠나는 형제가 등장하고, 《말테의 수기》에 그려지는 것은 불안하기 그지없는 도시인의 내면 풍경이다. 《파이 이야기》의 227일간의 표류도 미움과 사랑, 환희와 분노가 교차하는 아름답고도 절망스런 일상사의 축소판이다.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찾아내듯 우리는 이들 작품을 통하여 범속한 세계 속에서 영성을 찾아갈 수 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이 강의에서 이야기하는 놀라운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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